[데스크칼럼] ‘꼼수’와 ‘묘수’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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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꼼수’와 ‘묘수’의 경계
  • 안광훈 기자
  • 승인 2020.03.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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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에서는 ‘꼼수’와 ‘묘수’라는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21대 총선부터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되면서 비례 의석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고안하고, 시행하면서부터다.

사전적으로 ‘꼼수’란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을 뜻하고, ‘묘수’란 생각해 내기 힘든 좋은 수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꼼수’와 ‘묘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어 그 경계를 구분짓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지난 16일 경상남도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위해 내놓은 ‘2020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추진계획’에는 지역건설업체를 보호하기위한 대책이 담겼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계설비공사 분리발주’를 적극 시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학교나 연구원 등의 공공공사의 경우, 분리발주가 명문화돼 있는 전기공사, 소방공사, 통신공사 등을 제외하면 100억원 남짓이 종합공사로 발주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그 규모가 상당한 기계설비공사를 분리발주할 경우, 종합공사의 규모가 100억원 미만으로 떨어져 지방계약법에 의해 지역제한입찰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기계설비공사의 분리발주 근거는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77조에 의거, 설계서가 별도로 작성되는 공사에 한해 분리발주가 가능하다는 조항이다.

지역업체에 더 많은 수주기회를 주겠다는 이 계획은 얼핏 보면 ‘꼼수’처럼 보이지만, 지역업체 보호를 통해 지역경기를 살리겠다는 경상남도 입장에서는 생각해내기 힘든 좋은 수, 즉 ‘묘수’일 수 있다. 

기계설비업체 입장에서도 분리발주가 시행되면, 적정공사비를 확보하고 책임시공이 가능해진다.  

다만 건산법에서 전문공사의 경우 7억원 미만일 경우에만 지역제한입찰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어, 기계설비공사가 분리발주 되더라도 공사금액이 7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지역업체를 보호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지역경제는 국가경제의 근간이다.

지방정부가 지역업체를 보호함으로써 지역경기를 살릴 수 있다면, 이는 곧 국가경기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혹자는 ‘꼼수는 묘수일 수 없다’라고 말하지만, 때론 ‘꼼수’처럼 보이는 것이 ‘묘수’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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