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11년만에 맨허튼 뉴욕사무소 재개설

박병률
경향신문 기자

매출액기준 미국 최대 건설사인 벡텔사가 11년만에 뉴욕사무소를 재개설하고 뉴욕주의 인프라사업 수주에 본격 뛰어든다. 뉴욕주는 내년부터 터널, 공항 등 교통인프라 구축에 미국 역대 최고인 2750억달러(한화 33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앞서 벡텔사는 금융위기 직후이던 2009년 뉴욕사무소를 폐쇄했다.

건설전문매체인 컨스터럭쳐다이브는 “최근 벡텔사가 뉴욕주의 인프라 사업 수주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맨허튼에 사무소를 개설했다”고 지난 11일 보도했다.

버지니아에 본사를 둔 벡텔사는 2018년 기준 166억달러(한화 20조원)의 매출액을 기록, 미국 건설사 중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1898년 설립됐으며 대공황 직후 후버댐을 건설하면서 메가 프로젝트에 본격 뛰어들어 세계적인 엔지니어링회사로 발돋움했다.

벡텔은 1946년 이후 뉴욕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뉴욕의 관문인 펜역, 통근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롱아일랜드 철도, 맨허튼에서 JFK공항을 잇는 에어트레인 등이 벡텔사의 손을 거쳤다.

줄리엣 와이트콤 벡텔사 홍보실장은 “일단 뉴욕사무소는 소수의 인원으로 시작하지만 시장과 고객의 수요에 맞춰 규모를 키워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랜단 벡텔 사장은 “교통망 개선, 디지털 기술 확장, 안전하고 안정적인 인프라 확충 등의 목표를 가지고 뉴욕과 파트너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벡텔의 뉴욕사무소는 철도와 항공, 에너지와 통신망 등 뉴욕이 추진하는 메가프로젝트 경쟁입찰을 뛰어들 예정이다.

벡텔의 뉴욕팀을 지난해 5월부터 이끌고 있는 키스 시블리 팀장은 토론토 간선 지하철 확장, 총 62마일 길이의 런던지하철 확장, 라스베이거스 매캐런 국제공항 확장, 보스턴의 터널·교량·철도 프로젝트 등 굵직한 사업을 수행해왔다.

앞서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2021회계년도에 2750억달러를 교통분야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을 보면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의 공공교통시스템 개선에 515억달러(한화 62조원)를, 뉴욕과 뉴저지간 터널과 교량을 건설하는 ‘게이트웨이 프로젝트’(Gateway Project)에 110억달러(한화 13조원)를, JFK 국제공항의 현대화사업에 130억달러(한화 15조원) 등이 투자된다.

다만 게이트웨이 프로젝트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예산을 일부만 지원하기로 하면서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일 발표한 행정예산안에서 “뉴저지주 포털노스 브리지는 연방예산을 지원하지만 허드슨 강 터널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당초 허드슨강 터널 건설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연방정부가 지원하기로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입장이 바뀌면서 공사가 계속 미뤄져 왔다.

 

미국 미주리주 콜롬비아시=박병률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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