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생산 체계 개편 필요성·공감대 형성
업계 대응전략 수립·혁신 장애인이 제거 병행

송상훈 LH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송상훈
한국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장기화된 양적성장 정체, 기능인력 부족으로 건설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내부적으로 변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생산체계 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업역구조 개편과 공장생산 확대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최근 공업화건축을 대표하는 PC공법의 시장규모 성장세가 눈에 띄는 가운데 모듈러에 대한 관심 역시 늘어나는 중이다. 게다가 4차산업혁명 기반기술의 고도화는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

선진 외국의 탈현장 시도가 결실을 맺는 것을 볼 때 국내 상황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연구개발과 업계적용 확대를 위한 정책을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따라서 공장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생산체계의 변화는 이제 시기의 문제일 뿐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머지않아 업역의 구분도 희미해지고, 공장제작과 현장작업의 경계도 허물어지면서 건설 프로세스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편될 것이다.

성숙된 기술을 바탕으로 사회경제적인 수요만 안정적으로 뒷받침된다면 그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종합건설업체를 비롯하여 전문건설업체의 경우에도 대비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미래 건설 패러다임에서 부재와 설비를 포함하는 시설물의 구성요소들은 최대한 완성품에 가깝게 공장 조립과정을 거친다. 자연히 본래 건설업체의 몫이던 물량과 공사비가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되고, 오랜 기간 매출과 수익을 보장해온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다.

현장에서 쏟는 땀방울과 공장에서 흐르는 땀방울의 가치가 다르지 않지만 생산체계 전환은 근로자에서부터 업체에 이르는 모두를 변화의 대상으로 한다.

변화는 두려움의 대상일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된다. 업계 차원에서 스마트기술과 결합된 탈현장 확대는 인력부족, 생산성저하, 정보화부진 등을 해결하고 건설산업에 미래지향적인 색깔을 입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업체가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과 동시에 정책적으로는 혁신을 가로막는 제도적 장애요인을 제거하고, 건설산업을 지탱해온 업체들이 이러한 변화에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과거 주택시장 호황기에 PC공법을 무리하게 적용하면서 겪은 실패사례를 거울삼아야 한다. 군용생활시설로 납품하던 시기가 있었고, 남북교류가 활발하던 때 근로자숙소나 북한주민의 거주용으로 검토되었던 모듈러도 지금은 공공기관의 발주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새로운 기술이 자리잡고, 시장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각종 성능요건을 충족하는 실용기술 개발, 계획 및 시공기준 마련, 관련 제도의 정비가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를 구심점으로 업계 전문가들의 지혜가 모여 생산체계 혁신이 산업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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