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수 의원(국민의힘)
박대수 의원(국민의힘)

지하도시, 대심도 터널이 일상으로 찾아왔다. 국내에도 영동대로 일대에서 진행 중인 지하도시 건설이 그 중 하나다. 수도권에서는 획기적인 교통수단이라 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도 대심도 터널로 지어지고 있다.

점점 우리의 생활 반경은 깊어지고 있다. 그만큼 지하공간에서도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는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실제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대심도 터널과 지하도시는 과거 건설된 지하상가나 저심도 철도터널과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특히 공기 질과 관련해서는 세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 사회는 지하공간 내 공기질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 받은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사업’ 관련 자료를 분석해 보니 그 결과가 상당히 미진한 것으로 나왔다. 정부가 지하철 역사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사업을 적극 진행한다고 설명했지만, 실질적인 공기질 개선을 유도할 집진설비 설치율은 20%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환경부의 '제3차 지하역사 공기질개선대책'을 보면, 지하철 터널 미세먼지는 일반 대기질의 4배에서 6배가량, 승강장의 3~4배로 나타났다.

열차가 주행할 때 마찰로 인해 레일에서 발생하는 비산 쇳가루나 마모먼지가 터널 내부에 매일 최대 500마이크로그램의 미세먼지를 발생시키고,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다.

축적된 터널 미세먼지는 열차가 달릴 때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열차풍’에 의해 환기구를 통해 바깥으로 배출된다.

더욱이 지하역사 내 공기질 개선을 위해 설치한 스크린도어의 영향으로 배출되는 통로는 사실상 환기구가 유일해졌다.

그렇지만 문제는 미세먼지를 정제해 배출할 전기집진기 설치율이 답보 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전기집진기 설치 사업을 시행한지 4년이 되었지만 설치율은 19%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설치 규모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환기구에 집진기 382개만 설치됐다. 나머지 1500여곳은 방치되고 있다.

공기질 개선이 미진한 원인은 전국에 있는 각 교통공사들 가운데 일부 기관이 해당 사업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데 있다. 이로 인해 예산신청 자체를 하지 않거나, 예산이 있어도 집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는 2021년과 2022년에 서울시에 관련 예산을 신정조차 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앞서 2019년과 2020년에 3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사업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셈이다.

미세먼지는 국민의 건강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더 늦기 전에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본 의원은 주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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