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人文) STORY] ④시작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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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人文) STORY] ④시작하는 마음
  • 기계설비신문
  • 승인 2020.01.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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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문화로드 대표
교육학박사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미세한 데서부터 시작한다. 
(천하지대사 필작어세 天下之大事 必作於細) - 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 

노자는 매우 중요하고 큰일이라도 그 시작은 미처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사소하고 미미한 일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말한다.

이는 크고 중요한 일에는 누구나 최선을 다하지만 작은 일에는 소홀하기 쉬운데, 작은 데서 큰일까지 생각할 수 있어야 성공한다는 의미이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작년에 못다 이룬 계획을 생각하며 올해는 꼭 마음을 굳게 먹고 계획을 다 이루리라 다짐한다.

또는 미래는 과거를 되돌아보면 알 수 있다고 작년을 되돌아보며 올해도 ‘뭐 되겠어?’하며 계획 세우기마저 지레 포기하기도 한다.

계획이란 현재와 목표 상태의 거리를 헤아려 앞으로 할 일의 절차, 방법, 규모 따위를 미리 작정하는 것이다.

계획대로 된다는 것은 미래를 현실로 당겨 현 상태에 없는 것을 채우거나 부족한 것은 넓히고 더 나아지는 것을 뜻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상황도 중요하다.

2019년 말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는 트로트에 지속적인 관심이 있었다는 말 한마디를 시작으로 코미디언 유재석이 유산슬이란 이름으로 트로트 가수에 도전하여 폭발적 인기를 얻게 되는 내용이 방영되었다.

사소한 말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이를 차근차근 여러 일들과 연결해 거창한 큰일로 발전해 가도록 한 경우이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돌발성에 있는 듯하다. 대개 기획이나 연출자는 목표를 정해놓고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요소들을 제거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필요하다면 연출자는 개인의 특성이나 상황을 바꾸고 조작하며 목표지점에서 출연자들을 잡아끈다.

반면 이 프로그램의 연출자는 진행과정에서 우연적으로 발생하는 사소한 요소들을 놓치지 않고 반영하면서 사건이 흘러가는 대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간다. 

이 프로그램의 초반은 무엇을 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출연자가 작곡가를 찾아가고, 노래 연습을 하고, 거리에서 홍보를 하는 등 결과가 예측되지 않고 무질서하고 규칙이 없어 혼란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무질서한 조각들이 모자이크처럼 하나씩 모아지더니 마치 교향악을 연주하듯 조화를 이루며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낸다.

이처럼 언뜻 보아서는 무질서하게 보이는 사소한 현상들에도 논리적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을 카오스 이론이라고 한다. 

가령 ‘놀면 뭐하니?’에서 40대 이상이면 누구나 내면에 트로트 감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은 유재석에게서 내면의 트로트 감성을 끌어내고 트로트 가수 유산슬을 탄생시킨다.

또 10분이면 트로트를 작곡할 수 있다거나 뮤직비디오 촬영은 2시간이면 충분하다는 등 떠도는 소문들을 하나씩 확인시켜준다. 여기서 더 나아가 방송인 스스로 금기로 여겨왔던 타방송사 출연으로 경계를 무너뜨린다. 

우리의 계획도 노력의 많고 적음이나 다양한 돌발 상황들로 달성되거나 중도 포기되거나 한다.

새롭게 세운 계획은 2020년 한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 시간동안 일상에서 겪은 소소한 일들과 앞으로 만날 사소한 사건들과 연결되어 있다.

계획을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획을 중도 포기할 때, 포기하게 된 원인을 고려하여 계획의 방향을 바꾸거나 방해요인을 포함하여 더 원대한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한다.

계획이 글자 그대로 실현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2020년을 시작하며 자신의 사소한 행동을 놓치지 말고 붙잡고, 돌발 상황을 포용하는 마음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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