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전원·수소생산·해수담수화 등 사업영역 다각화

김영승 처장.
김영승 처장.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메가트렌드는 탈탄소화, 분산화, 디지털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SMR은 이같은 메가트렌드에 정확히 부합하고, 탄소중립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SMR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가장 최전선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영승 한수원 기술전략처장은 SMR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세계 유수 전문기관에 따라 SMR시장에 대한 전망이 조금씩 달리 하고 있지만, 이들 기관은 공통적으로 2030년대부터 SMR시장이 급격하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캐나다 SMR위원회는 2030~2040년 세계 SMR시장규모를 연간 80GW, 금액으로는 약 1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영국의 롤스로이스사는 2035년까지 65~85GW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블룸버그 NEF는 2040년까지 1376GW 규모의 시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승 처장은 “국내 SMR시장 또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탄소중립 실현, 재생에너지 간헐성 보완 등을 위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은 국내 에너지정책에 따라 변동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너지산업 트렌드 ‘탈탄소·분산·디지털’로 요약
2040년 세계 SMR 시장 규모 135조 이상 전망

“SMR은 전기출력 30만kW 이하의 원전으로, 전력망과 무관한 분산형 전원, 수소생산, 해수담수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특히 최근 탄소중립을 위한 세계적 흐름인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기도 합니다.”

김 처장은 특히 모듈화된 SMR이 공장제작, 현장조립으로 건설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어 투자 측면에서 리스트를 줄일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적인 관점에서 그동안 기존 원전은 범정부 차원에서 국가간 협력을 기반으로 수출사업화가 추진됐지만, SMR은 대형원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용량과 사업규모로 인해 민간주도의 경쟁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김 처장은 예상했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다차원적인 전략을 가지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민간주도의 동시 다발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SMR이 가지고 있는 활용성에 주목하고 있다.

“SMR은 석유화학플랜트, 해외공장 등 민간기업이 영위하고 있던 기존 사업영역과 연계돼 수소생산, 지역난방, 담수생산 등에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강점을 살려 수요국 맞춤형 SMR 패키지로 사업화를 함께 추진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한수원은 지난 정부의 탈원전정책 하에서도 SMR 기술개발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수원은 한국형 SMR인 혁신형 SMR의 신속한 기술개발과 산학연 기술협력을 위해 지난 2021년 1월 원자력연구원, 한전기술, 두산에너지빌리티, 학계 등이 참여하는 자체 R&D과제에 착수한 바 있다. 당시 정부의 탈원전 기조 속에서 이뤄진 정재훈 한수원 사장의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이렇게 수행된 과제를 바탕으로 지난 5월 말 SMR 기술개발의 국책 사업화를 위한 다부처 공동 예타사업에서 통과할 수 있었다는 것이 김 처장의 설명이다.

혁신형 SMR 기술개발에는 약 4000억원이 투입되며, 국내 28개 기업이 참여하게 된다. 

이같은 성과에는 국회와 정부 차원의 공감대를 이끌기 위해 구성된 ‘혁신형 SMR 국회포럼’이 한 몫했다. 포럼에는 국회 과방위 의원을 중심으로 약 25명의 국회의원이 동참해 혁신형 SMR이 한 걸음 더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돼 주었다.

“한수원은 2028년 SMR에 대한 표준설계인허가를 시작으로 상용화를 위한 실증 원자로 건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세계 SMR시장에 진출해 2030년대 초반에는 첫 실증 원자로 건설을 완료하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영승 처장은 “앞으로 원전산업계의 역량을 결집해 대형원전 시장은 물론 혁신형 SMR로 소형원전시장의 포트폴리오를 구성, 세계 원자력 시장의 리더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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