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즉각적인 파업 중단 호소

아파트 건설현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12일 엿새째를 맞으며 장기화되면서 시멘트 운송 차질로 인한 일선 건설현장의 공사 중단 우려가 커지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와 화물연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총파업 엿새째인 이날 파업 참여 인원은 휴일인 관계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운송거부 사태가 이어지고 크고 작은 충돌도 발생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화물연대 조합원(2만2000명)의 약 19% 수준인 4100명이 전국 14개 지역에서 집회에 참여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파업 규모는 전날과 비교해 2500여명가량 감소한 것이다.

항만별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은 71.6%로, 평시(65.8%)보다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항과 울산항 등 일부 항만에서는 국지적인 운송 방해 행위로 평시보다 반출입량이 감소했다.

국토부는 자동차, 철강, 시멘트 등 일부 품목에서 생산·출하량이 감소하는 등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긴급 물량은 경찰의 보호 속에 반출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시멘트 업계는 시멘트 출하가 막히면서 이번주부터 생산을 중단하는 공장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현재 수도권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의 유통기지에서 시멘트 출하가 중단된 상황"이라며 "시멘트를 저장하는 사일로가 가득 차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수요처인 레미콘업체들도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건설업계 역시 레미콘 제조 중단으로 인해 공기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말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제주에서는 내륙지역으로부터 시멘트 등 자재가 들어오지 못하면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필수인 골조 공사 현장의 경우 당장 13일부터 공사 중단이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파업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충돌도 빚어졌다.

국토부는 부산과 경남 진해 등의 지역에서 화물연대 조합원이 정상 운행 중인 화물차량에 돌과 달걀, 페인트 등을 투척하는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주요 물류 거점에 경찰력을 배치해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를 차단하고 있으며, 비상수송대책을 통해 군 위탁 컨테이너 수송 차량을 투입하는 등 물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계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6대 경제단체와 업종별 협회 등 총 31개 단체는 이날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화물연대는 우리 국민의 위기 극복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집단운송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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