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택 전남대학교 냉동공조공학과  교수
오종택 전남대학교 냉동공조공학과 교수

해양수산부 산하 냉동냉장수산업협동조합의 2020년 4월에 발표한 ‘냉동냉장시설 프레온 냉매규제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2018년 11월 현재 국내 냉동냉장창고 약 900여개의 냉장능력은 약 460만톤이며 냉동시스템에 사용 중인 냉매는 R717(암모니아)가 46%, R22 47%, R404A가 6% 그 외 프레온 냉매가 약 1%이다.

2021년 10월 31일 기준 국내 냉동냉장창고의 냉장능력 약 540만톤에 업체수는 961개이며 2018년보다 61개 정도 증가된 업체의 냉동시스템 냉매는 암모니아 또는 R404A가 대부분이므로 위에서 언급한 사용되고 있는 냉매 비율은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프레온 냉매 중에서 HCFC 냉매인 R-22는 교토의정서에 의해 2030년이면 사용을 할 수 없게 되고 HFC 냉매인 R404A도 2024년부터 사실상 감축 적용대상이다. 

국내 지역별 냉동냉장창고 분포 수와 표본으로 184개 업체를 방문해 설문 조사에 의해 냉동시스템에 사용하고 있는 냉매 종류를 살펴보았다.

최근 R22 대체냉매로 개발된 R446A 및 R448A는 지구온난화지수가 R22의 약 76%이지만 3~5 종류의 냉매를 섞어서 만든 것이므로 누설 후 재충전했을 때의 성능 저하가 있으며 유럽에서 규제 예정인 GWP가 150 (냉동기 용량 40kW 이상)보다 높은 1387(R448A)이므로 일본은 냉동냉장창고의 냉동시스템 뿐만 아니라 상업용 냉장고에도 현재로서는 사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냉동냉장창고에서의 R22 대체냉매 사용을 위해 미국, 유럽 및 일본 등의 선진국은 정부가 정책으로 뒷받침 하고 민간은 스스로 노력하는 것에 반해, 국내의 냉동냉장업계는 정보전달 체계의 미비에 의한 무관심과 그로 인한 잘못된 정보와 인식으로 선진국보다 상당히 진척이 없는 양상이다. 

뿐만 아니라 냉동냉장창고 내구연수 증가에 의해 냉동시스템이 노후화 되었을 때는 현 시점에서 대책을 강구하는 것보다 상당히 큰 경제적인 부담을 갖게 된다. 

그로 인해 국가 식량안보와 국민의 단백질 및 신선 식품 공급 등을 위해 콜드체인(cold chain)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냉동냉장산업은 지금보다 더 낙후될 것이다.

정부의 온실가스 저감 정책을 위해서라도 냉동냉장시스템의 R22를 친환경 냉매로 대체시켜야만 하는 시대적인 급박감에 반해 국내 타 산업보다 소규모인 냉동냉장업계는 무대책적인 상황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대기업 등에서는 친환경 냉매를 사용하여 공조기 및 열펌프 등을 국내 수요에 공급하고 대량 수출함으로써 정부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고 그 대책을 세워서 추진하는데 협력을 할 수 밖에 없지만, 냉동냉장업계는 정부에서 관리하는 부처가 뚜렷하지 않아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즉, 냉동냉장창고 건축은 국토교통부, 냉동시스템은 산업자원부, 냉동냉장 물류는 품목에 따라 해양수산부 및 농림축산식품부, 온실가스 대책은 환경부 등으로부터 허가, 신고 및 감독과 정부 정책에 따라야 하는 영세 중소기업인 이 업계가 직면한 현실이다.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신선식품 및 새벽배송의 물품 보관을 위해 전국적으로 신설되고 있는 저온 물류창고 냉동시스템 대부분의 냉매로 R404A을 선택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도 실질적으로 2024년부터 HFC 냉매를 감축시키고 이 분야에서 정부가 추구하는 온실가스 배출저감 정책에 상당히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에는 기계설비법이 적용되어 국민의 안전, 에너지절약, 종사자의 안전 및 교육, 온실가스 저감, 고용 향상 등 설비 분야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계속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풀필먼트(fulfillment)에 의한 냉동냉장창고, 마켓벨리 및 쿠팡 기업 등의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저온물류창고에서의 냉동시스템과 운반시스템 등은 오래전에 제정된 건축법으로 인해 기계설비법 적용을 받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이 분야는 기계설비법의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다. 대형 냉동냉장창고 및 저온물류 시스템의 냉동냉장시스템은 안전, 선진국보다 상당히 낙후된 국내 콜드체인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계설비법의 적용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용어해설

◇풀필먼트(Fullfillment)
풀필먼트 서비스는 물류 전문업체가 판매자 대신 주문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고 포장한 뒤 배송까지 마치는 방식이다. 주문한 상품이 물류창고를 거쳐 고객에게 배달 완료되기까지의 전 과정(판매 상품의 입고, 보관, 제품 선별, 포장, 배송, 교환·환불서비스 제공 등)을 일괄 처리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미국 아마존이 제공하는 FBA(Fulfillment By Amazon) 서비스가 있는데, 아마존은 1999년 풀필먼트 서비스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선 쿠팡이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해당 서비스를 도입했고, 이베이코리아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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