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부문 기계설비 성능점검시장 낙찰가 턱없이 낮아
성능점검용역 품질저하는 물론 저가고착화 우려도 커

기계설비성능점검시장이 공급자 우위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과당저가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어 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9일 기계설비유지관리기준이 제정된 이후 오는 8월 8일까지 성능점검을 받아야 하는 대상 건축물은 대략 52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은 시장상황과 맞물려 기계설비 성능점검업체 등록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12일 현재 134개 였던 성능점검업체 수는 5월 10일 현재 154개로 한달 사이 20개 업체가 늘었다.

하지만 이러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오는 8월 8일까지 성능점검을 받아야 하는 대상 건축물에 비해 성능점검업체 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상 건축물 규모를 고려할 때, 2인 1조가 성능점검을 수행하는 기간이 짧게는 20일, 길게는 45일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등록된 성능점검업체 수로는 기한 내에 대상 건축물 전체의 성능점검 업무를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처럼 ‘공급자 우위의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 성능점검시장에서는 이미 과당저가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부문의 경우에는 예가의 88% 수준에서 낙찰가가 정해져있지만, 이러한 제한이 없는 민간부문에서는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인해 공공부문의 30% 미만으로도 낙찰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A기계설비 성능점검업체 대표는 “민간부문의 시장가격은 공공부문 시장 가격의 60~80% 수준에서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데, 최근 초저가로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 막 개화되는 시장에서 이같은 과당저가경쟁이 벌어지면 산업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아무리 기술력이 있는 업체라 하더라도 설계도 검토, 점검, 보고서 작성 등의 기간을 고려할 때 그처럼 낮은 가격으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낮은 가격이 성능점검 품질을 저하시킬 경우, 업계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을 수 있어 업계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기계설비 성능점검업체 대표도 “일부 업체들이 말도 안되는 저가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어 초기 시장부터 흐리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성능점검업 반납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는 “민간부문 성능점검시장에서 과당저가경쟁이 발생하는 이유는 성능점검업 등록 이후 그동안 실적이 없어 다급했던 업체들이 제 가격받기를 포기하고 덤벼들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정규모 이상의 건축물은 기계설비 성능점검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만큼, 조만간 시장 수요가 급증하게 되면 이러한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타 분야의 성능점검시장에서 나타났듯 한번 무너진 민수시장 가격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만큼, 성능점검업계 스스로가 과당저가경쟁을 지양할 수 있도록 뜻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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