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철저한 원가 절감 덕분’ 경제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헤드라인이다. 

대기업의 호실적 소식에 주식시장도 호황이다. 덕분에 투자자도 웃는다.

하지만 대기업의 협력업체들은 웃을 수 없다. 원가 절감의 비결이 바로 협력사의 피와 눈물을 쥐어짠 결실이기 때문이다.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과연 원가 절감밖에 없는 것일까. 아니다. 제품 경쟁력이 월등하다면 원가 절감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한국 국적의 기업이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는 경우를 찾아본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어렵다. 

대부분의 많은 대기업들이 수출시장에서는 환율 장사를, 내수시장에서는 원가 절감을 통해 재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수입에 의존하는 원자재 등의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 부담이 되기에 외환당국의 줄타기가 절대적이다). 

굴지의 대기업들도 앉아서 돈 벌 생각만 하고 있으니 나라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리 만무하다. 

특히 내수시장에서는 하청사들을 쥐어짜는 식으로 원가를 절감하는 만큼 대기업은 돈을 벌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경기는 어려워지고 있지만, 대기업들의 호실적 소식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니 불황인 시장 상황에서 나홀로 승승장구하는 것을 ‘잘 했다’고 칭찬하는 것이 맞는 일일까? 

한두번쯤이야, 한두개 업체쯤이야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해도 모든 대기업들이 하나같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둔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경제구조에서 최상위집단의 호실적은 분명 낙수효과로 이어져 대한민국 전체를 풍요롭게 만들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연관된 하청업체들, 소위 협력업체는 오늘도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양극화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의 산업 구조가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기술력 없는 대기업은 국가경제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이윤만 챙기는 ‘욕심 돼지’가 될 뿐이다. 

협력업체가 대기업의 눈치만 보는 관행도 사라져야 한다. 대기업의 발전을 도와주는 파트너로 인식을 하는 것이 옳다. 파트너가 없으면 대기업 원청사도 존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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