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건설 경기전망 세미나 토론회
기계설비분야 향후 해외시장 진출 낙관적 전망
민간부문 건설투자 감소세 공공부문에서 얼마나 회복할지 관건

2020년 건설 경기전망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

2020년 건설경기 전망에 대해 대부분 전문가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 해결책으로는 민간부문 건설투자 감소세를 공공부문에서 얼마만큼 상쇄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원장 유병권)은 지난 3일 전문건설회관 중회의실에서 ‘2020년 건설경기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이 ‘국내 건설경기 전망’을, 김승원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이 ‘해외건설 동향 및 전망’을 각각 발표했다.

이어 토론에서는 임덕호 한양대학교 석좌교수를 좌장으로 △권주안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김태황 명지대학교 교수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진상기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박영신 한국경제신문 한경부동산연구소장 △김목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사무관 △이원규 대한전문건설협회 건설정책본부장 △정상준 전문건설공제조합 영업지원본부장이 등이 패널로 참석해 2020년 건설경기 전망에 대해 토론했다.

유병권 원장은 “건설산업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이 우호적이지 못하고, 불확실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기업들은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과 더불어 중장기적으로 경쟁 우위 확보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건설경기 전망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경기 전망’ 발표를 통해 2020년 건설경기는 주거용 건축부문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시재생, 생활SOC, 노후인프라 투자 등 공공부문 발주물량의 증가로 낙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부적으로 2020년 건설수주는 151.2조원(-1.2%), 건설투자는 256조원(-1.8%)으로 각각 전망했다.

전문건설업 계약액은 하도급공사 감소폭에 비해 원도급공사 증가폭이 소폭 커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년대비 0.3% 증가한 93.8조원으로 전망했다.

세부 업종별 계약액은 공공 및 토목물량 비중이 큰 토공, 상·하수도공사업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건축물량 비중이 큰 철근·콘크리트, 습식·방수, 석공사업 등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위원은 “건설경기의 중장기 횡보세가 우려됨에 따라 기업들은 내실경영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건설경기 전망

국내 발표에 이어 김승원 해외건설협회 정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의 ‘해외건설 동향 및 전망’ 발표가 진행됐다.

김 박사는 “2020년 해외건설시장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고 치열한 경쟁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며, 해외건설 수주는 전년도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014년부터 지속된 우리기업의 수주활동 규모 감소에 따라 단기간 내 수주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전문건설기업의 해외수주는 7억달러 수준이며, 원도급 비중이 과거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전문건설기업의 해외수주 방식은 국내 하청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라고 밝히며, 새로운 전략과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건설업종의 국낵업 하도급 형태 해오수주 비중은 81%로 전체 해외건설 수주가 급락한 2016년부터 전문건설업 해외수주 또한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전체 해외건설 수주와 유사하게 중동 수주 비중이 크나, 공종별로는 토목 수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주목가는 부분은 업종별 중 기계설비, 토공사, 금속구조물, 가스시설공사업, 실내건축공사업 비중이 높아 기계설비분야가 향후 해외시장 진출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학·연·관·언론 전문가 토론

이어진 토론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김태황 명지대학교 교수는 “해마다 건설경기 전망은 어렵다라는 말이 많지만 내년 경기는 버틸만 하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며 “건설산업은 직접적인 산업 수요보다 다른 산업을 유발시키는 인프라 산업이기 때문에 SOC 물량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단기적으로 대처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부분으로 보면 리스크가 커졌다.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국제 정세가 기업은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해줘야 하고, 내부적으로 보수적으로 운영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융복합 시대에 대한 조언도 제시됐다. 김 교수는 “융복합 시대 기업도 융복합을 준비해야 한다”며 “현재는 M&A 등이 방안으로 나오고 있지만, 분야별로 강점을 살려 전략적으로 업무를 제휴하면서 대응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한국경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상황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단기적으로나 중장기적으로 리스크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진상기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기계설비산업은 +쓰지만 읽기는 –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 위원은 “기계설비법 시행으로 인한 기대가 크지만 시행 초기라 착오도 많을 것”이라며 “기계설비분야는 분업구조와 하도급 리스크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경영환경이 썩 좋진 않을 것이다. 물량이 늘어날진 모르겠지만 체감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진 위원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정부가 원전을 짓지 않는다고 해서 대한민국 원전 기술을 포기하면 안된다”며 “기계설비 플랜트 분야에서 원전 해체기술을 해외에 진출시켜 국가 경제발전의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업 초기에는 기계설비업계의 해외진출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국내 원전 해체기술의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원규 대한전문건설협회 건설정책본부장은 물량은 비슷한데 내년 건설업체 수는 더욱 늘어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본부장은 “2018년 기준 건설업체 수가 7만개를 넘어섰다. 3년마다 1만개씩 늘어나는 수치”라며 “경기침체는 계속되는데 경쟁인 심해져서 업계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업종개편, 발주가이드라인, 건산법 하위법령 개정 등 내년 정책이 추진되면 건설업체가 새로운 환경에서 맞서기 때문에 기술력 향상 등 대응을 철저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준 전문건설공제조합 영업지원본부장은 정부의 주 52시간 정착화 추진에 따른 기업의 생산성 저하에 대해 우려했다.

정 본부장은 “주 52시간 정착화로 인한 기업의 생산성 문제와 노조의 강성화로 기업 입장에선 적극적인 경영을 펼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언론에서도 건설경기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박영신 한국경제신문 한경부동산연구소장은 “매년 건설경기를 전망할 때 마다 어렵고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며 “내년 전문건설업계는 수동적 수주보단 능동적으로 수주전략을 짜고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정부 입장에 대해 김목진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과 사무관은 “정부도 유념하고 정책을 펴나갈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무관은 “제3기 신도시, 노후시설 개선 등 내년 발표할 사업들이 250조원 가량이 될 것”이라며 “건설경기 활성화에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비췄다.

이어 “해외건설 분야도 큰 폭으로 감소해 대책을 추진 중”이라며 “특히 해외 원전사업 지원은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기술력이 해외에서도 발이 될 수 있게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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