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줄이고 배려 키우고" 비스마야 개척 '공동 주역들'
한화건설, 이라크서 2012년 12조원 규모 공사 수주
TCN 계약방식 채택…협력사 부담 최소화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한화건설 제공]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한화건설 제공]

“현장은 수평선처럼 보여요. 아무것도 없고, 아무도 살지 않죠. 하나의 도시를 건설하는 일이 남다르게 다가오던 순간이었습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동남쪽 10km 떨어진 지점에는 황야와 같은 땅이 있다. 

한화건설은 이곳 약 550만평 부지에 10만가구(여의도 6배)의 주택을 건설하는 초대형 신도시 건설 사업인 ‘비스마야 뉴 시티 프로젝트(BNCT)’를 벌이고 있다. 수용인구는 60만명.

아무것도 없고, 아무도 살지 않는 불모지(不毛地)에 주거시설, 공공시설, 교육·의료·도로·전력 시설 등 소셜 인프라를 구축한다.

한화건설은 지난 2012년 약 12조원에 달하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를 수주했다. 

국내 건설사가 단일로 수주한 해외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공정률은 지난 10월 기준 약 40%로,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정부와 계약 체결 후 바로 캠프 건립 공사에 들어갔다. 이후 건축자재 생산공장인 PC플랜트를 건립했다.

PC플랜트는 아파트 벽, 슬래브 등 주요 건축물의 구조체를 생산하는 핵심 시설이다.

한화의 비스마야 PC플랜트는 66만m²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연간 2만 세대를 건설할 수 있는 자재가 생산된다.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공법을 활용하기 때문에 규격화된 건축자재를 단기간에 대량 생산할 수 있다. 또 날씨 등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공기 단축이 가능하다.

해외 현장은 공기와 관련한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PC플랜트 공장 건립은 대규모 주택공사에 적합하다.

하나의 도시를 건설하는 게 말처럼 쉬운 과정이었을까?

한화건설에게는 40여개가 넘는 협력업체가 있다. 이 중 2013년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윤창기공㈜은 한화건설의 좋은 파트너다.

윤창기공은 비스마야 프로젝트에서 PC플랜트와 하우징 현장에 각각 기계설치공사, 기계설비(위생, 환기), 소방공사를 맡았다.

특히 PC플랜트의 핵심으로 불리는 5개 공사에 참여했다.

아파트 바닥과 지붕을 구성하는 슬라브를 생산하는 할로우 코어 플랜트(H/C), 외벽으로 콘크리트 사이 단열재를 삽입하는 샌드위치 월 플랜트(S/W), 외벽을 제외한 대부분 벽체를 제작하는 배터리 월 플랜트(B/W), 경량 기포 콘크리트 블록을 생산하는 A.A.C 플랜트, 몰타 시멘트를 생산하는 몰타 플랜트 등을 맡았다.

하우징 현장에서는 총 59개 블록 중 2개 블록의 아파트 기계설비공사를 담당했다.

비스마야 프로젝트 같은 대규모 해외 공사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협력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한화건설은 협력사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TCN 계약 방식을 체결했다.

원청사인 한화건설이 공사에 투입되는 인력을 채용하고 인건비 등을 지급하는 대신 관리는 윤창기공 등 협력사에 위임한다.

인건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협력사 입장에서는 한화건설의 이러한 배려가 큰 도움이 된다.

‘상생’이 중요시되는 건설 현장에서는 이런 과정에서 호흡이 맞춰지고 신뢰가 쌓일 수밖에 없다.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가 최우수 협력사로 선정된 백종윤 윤창기공㈜ 대표이사에게 상패를 수여하고 있는 모습. [한화건설 제공]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왼쪽)가 최우수 협력사로 선정된 백종윤 윤창기공㈜ 대표이사에게 상패를 수여하고 있는 모습. [한화건설 제공]

실제로 지난 6월 열린 우수협력사 간담회에서 윤창기공은 최우수 협력사로 선정됐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협력사의 도움 없이는 이번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하며 특히 윤창기공은 신뢰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라크 비스마야 사업은 해외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던 한화건설을 흑자로 돌려세운 사업이다. 

이라크 내전 상황으로 인해 2년 정도 공기가 연장되었지만, 내전 종결과 함께 정상화되면서 현장은 다시금 훈풍이 불고 있다.

 

글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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