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건설기능경기대회 배관분야 1위 최윤환 씨

대기업 입사했지만 기대했던것과 많이 달라
‘꿈’ 위해 퇴사... 친구와 배관·용접학원 운영
“기술직에 대한 차별적 인식 없어졌으면…”

[기계설비신문] 김민지 기자 = 지난 6일 울산광역시 북구 마이스터배관용접학원에서 만난 최윤환 씨가 건설기능경기대회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을 들고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mjk@kmecnews.co.kr
6일 울산광역시 북구 마이스터배관용접학원에서 만난 최윤환 씨가 건설기능경기대회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을 들고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2019.11.6 김민지 기자 mjk@kmecnews.co.kr

‘꿈이 있는 사람은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지난 6일 울산에서 만난 최윤환 씨는 이 문장에 누구보다도 더 어울리는 사람이다.

최 씨는 공업고등학교 재학 시절 전국 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 만큼 재능 있는 인재다. 졸업과 동시에 현대중공업 해양산업부 특채 입사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그는 지난 시절을 꿈이 없던 삶이라고 말한다. 매번 반복되는 삶의 지루함보다는 계속 꿈을 꾸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교육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 씨는 현대중공업 재직 시절 만난 93년생 동갑내기 친구와 배관·용접 전문학원을 개원했다.

지난 3월 문을 연 학원은 수강생들로 북적인다. 기능사 합격 비율은 90%가 넘는다. 이 합격률에서 동갑내기 젊은 청년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 열린 건설기능경기대회에서 배관 분야 1위를 했다. 소감은?

“처음 1위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다. 얼떨떨하기도 하고(웃음). 도전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 포상으로 해외여행도 다녀왔다.”

어린 나이에 대기업 입사를 했다. 기대했던 것과 다른 점도 있었나?

“공고를 다니면서 기능대회도 나가게 되고 상도 받으면서 감사하게도 대기업에 입사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근데 현실은 기대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매일 반복되는 삶도 지루했고 새로운 것에 대한 기회가 없었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데 그러질 못하니까 답답했다. 그래서 퇴사하게 됐고 현재 학원 운영을 하고 있다. 좋은 친구이자 동료인 친구와 일하고 있어서 더 만족스럽다.”

교육자로서의 삶은 직장인으로서의 삶과 어떻게 다른가?

“아무래도 행동이나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게 된다. 내가 균형을 잡고 서 있지 않으면 수강생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는 거고. 이분들은 ‘나’를 통해 ‘기술’을 배우러 온 건데 내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보람 찰 때도 많을 것 같다.

“올해 3월에 개원하게 되면서 많은 수강생들을 만났다. 수강생들이 배관기능사, 공조냉동기능사, 에너지관리기능사 등 자격증을 따고 높은 합격률을 보일 때 이 길을 택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 또 수강생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서 계속해서 분발해야겠다는 자극도 받게 된다. 자격증을 6개 정도 가지고 있는데, 더 취득하려고 공부하고 있다.”

공업고등학교는 왜 입학하게 됐나?

“아버지가 기술자다. 아버지를 보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느 날 ‘내가 미래에 커서 뭘 할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미래가 보이질 않으니까 두려웠다. 방황도 많이 했다. 그러다 모교인 신라공업고등학교 기능부에 들어가게 됐고 기술을 배우게 됐다. 이 길을 걸은 것에 후회는 없다.”

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대우가 어떻게 달라졌으면 하나?

“속된 말로 ‘노가다’라는 인식이 있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라 잘못된 편견을 갖는 사람들이 있는데, ‘기술’이라는 것은 지식이 쌓여 있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온갖 수들을 다 계산해서 얻어내야 할 만큼 힘든 일이다. 특히 노하우가 없으면 안 되는 일이 이쪽 업계다.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2030세대가 없는 것도 이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천대받지 않는 직업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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