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시장 선도 기업 등장할 것“

융·복합적 사고 갖춘 인재 육성
기계설비법, 업계 진출 늘릴 것

[기계설비신문] 김민지 기자 mjk@kmecnews.co.kr
김민수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23일 서울대 제1공학관 학부장실에서 <기계설비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9.10.23 김민지 기자 mjk@kmecnews.co.kr

관악산 줄기에 있는 서울대학교 제2공학관 내 기계항공공학부장실에서 김민수 교수를 만났다. 그는 기계설비 발전을 위한 연구에서 두각을 보일 뿐 아니라 2021년 설비공학회를 이끌 인물이기도 하다.

김민수 교수에게 "31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소감이 있는가“라고 묻자, 그는 “설비공학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학회의 발전을 위한 무거운 사명감을 안고 차기 회장직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연구가 응용분야뿐 아니라 나노, 바이오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학회도 기계설비분야와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유사 분야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러한 생각을 갖기까지 국내 기계공학과에 무슨 변화 일어났던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김민수 교수에게 기계공학의 현실과 미래에 관해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김민수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기계설비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mjk@kmecnews.co.kr
김민수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가 23일 서울대 제1공학관 학부장실에서 <기계설비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9.10.23 김민지 기자 mjk@kmecnews.co.kr

학부에서 다루는 분야를 소개한다면,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는 기계공학과와 항공우주공학과가 결합된 학부다. 주로 힘과 에너지와 관련된 역학이 핵심이다. 기계설비분야로 국한해보면 냉·난방, 자동제어 등 다양하지만 기본이 되는 열에너지의 균형, 이용, 생산을 다루고 있다”

교육 철학이 있다면.
“대학 교육은 탄탄한 기본기에서 시작된다.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자양분삼고, 여기에 스스로 여러 의문점을 생각한 뒤 다양한 관점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융·복합도 중요한 만큼 전기, 재료, 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적극 마련 중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연구 분야는. 
“현재 열공학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거나, 동절기 성애가 발생하지 않는 방안 등을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 특히 수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분야도 주목하고 있다. 수소가 공기 중 산소와 만나 물과 열을 발생시키는데,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훌륭한 신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사용될 것이다. 가장 먼저 자동차분야에서 이를 접목하였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멤브레인(membrane) 가습, 잉여 열 제고 등이 모두 기계설비분야다”

기술 발전에 발맞춰 앞으로 공학 교육이 나아갈 방향은.
“옛날에는 한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만으로 충분했다. 물론 지금도 틀리진 않다. 하지만 현대 시대에는 복합화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분야라 하더라도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특히 졸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 진정한 용·복합이 실현된다고 할 수 있다. 기계설비분야의 예를 들면, 사물인터넷(IoT) 등 각종 통신장비를 활용한 건축물에서 다양한 데이터가 생성, 수집, 가공될 터인데 최소한 빅데이터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기계 분야 전공생들의 진로는.
“졸업생들의 진로는 다양하다. 기계 관련 산업 뿐 아니라 전자, 화학, 재료, 의학, 심지어 법조계로 진출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진로지도가 있었지만, 요즘은 학생 스스로가 결정하는 경향이 짙다. 진로를 보면, 반도체, 자동차, 중공업, 항공 등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기초에 해당하는 부분은 결국 기계장치로 동일하다” 

기계설비산업으로의 진출은 어떤 편인가.
“대체로 대형 건설사를 선택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기계설비법이 내년 본격 시행되고 4차 산업혁명에 따라 기계설비산업의 중요성이 점차 커질 것이 확실하다. 기계설비산업이 건설산업 가운데 첨단산업의 이미지를 갖게 되면 그만큼 젊은 인재들의 유입도 분명 늘어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필요하다. 기계설비법이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르고, 에너지 이용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점에 제정돼 산업의 미래는 분명 밝다고 할 수 있다. 기계설비산업이 할 일도 늘어나고 여건도 좋아질 것이기에 기계공학도들의 진출도 많아질 것으로 본다”

기계설비법이 학계에 미칠 영향은.
“앞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기계설비법을 보면 다양한 내용이 있지만, 준공 이후 수십년간 실제 운전되는 과정에서 에너지 효율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부분이 에너지 손실이 가장 많던 영역으로, 낮은 이용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산업계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센서에서 감지(Sensing)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처리해 건물을 제어하는 기술이 현실화될 것이다. 각종 데이터를 합리적으로 이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기계설비산업의 미래를 본다면.
“기계설비는 건물의 충추 역할을 하는 산업이다. 기계설비법을 계기로 건축의 일부분에서 독자적 영역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사회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업계가 보장될 것이고, 분명 비중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합리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주된 역할을 맡을 산업이기에 산업의 위상 또한 높아질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중차대한 시기에 맞춰 기계설비법 시행으로 업계가 성장할 전기가 마련된 만큼 발전한다는 희망을 갖고 학계에서 육성하는 미래 인재에도 지속적으로 관심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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