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쳐갈 100년 - ICT 연계 인프라 구축으로 산업 혁신 실현해야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건설업이 첨단산업으로 거듭날 채비에 분주하다. 기계설비산업도 변화의 파고에 대응하며 모듈화, 자율주행 시공 방법 등을 개발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며 건설산업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기계설비신문은 창간에 맞춰 내년 4월 기계설비법 시행 및 미래 100년을 준비하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전체적인 개념은 디지털화, 기술간 융·복합 등으로 압축된다. 기계설비산업도 ICT와의 결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바야흐로 ‘기계설비4.0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설비 기술은 접근하던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 정보통신기술(ICT)과 긴밀하게 연결돼야만 한다.

기계설비4.0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첨단 기술간 연결이 가능한 인프라 환경을 구축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공사 기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건설업계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생산성도 끌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계설비산업이 첨단 기술로 무장하려면 먼저 ICT기술을 이해해야 한다. 올해 9월 열린 ‘2019 LH 기계설비 콘퍼런스’에서 대한기계산업연구원 유호선 원장은 △3D 프린팅 △인공지능 △자율성 △초연결 △가상현실·증강현실 △예측 분석 △빅데이터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 원장의 조언대로 글로벌 건설산업은 디지털화에 매진하고 있다. 독일은 BIM(빌딩정보모델)와 3D프린팅을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용 중이다. 싱가포르 역시 기계설비 관련 공사 가이드북에 ICT기술 활용을 이미 반영했다. 특히 기계설비산업의 공기 절감, 작업 여건 개선에 영향을 끼치는 다공정 사전제작시스템, 모듈화 공법도 도입하는 등 산업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영국은 ‘컨스트럭션(Construction) 2025’를 통해 건설산업 혁신 방안으로 건설산업 스마트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건설산업에서 디지털기술 활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건설분야 숙련노동자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생산성 향상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4년 숙련노동자가 110만명으로 2014년 대비 200만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오는 2025년까지 건설산업을 변화시킬 ‘아이 컨스트럭션(i-Construction)’을 추진 중이다. 건설 과정에 3차원(3D) 데이터를 도입하고 ICT 장비 등 신기술을 활용해 건설산업의 자동화·무인화를 시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 건설산업은 세계적 흐름을 뒤쫓아 가는 모양새다. 건축·토목을 우선시하는 문화와 하도급 구조의 건설시장에서 벗어나질 못한 영향이다. 특히 아직까지도 건설업계에서 기계설비의 시운전, 유지관리 관련 인식은 전무하다. 정부·산업계 등 산업 참여자의 대대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유 원장은 “기계설비산업은 건설과 에너지산업의 교집합 영역에 자리 잡은 만큼 순수 건설이라고 볼 수 없다. 충분한 잠재력을 지녔음에도 아직까지 인식이 ‘건설공사의 일부분’으로 여겨지고 있어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방안으로는 내년 시행될 ‘기계설비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기계설비건설업계의 권익을 높이고 기술 발전을 지원할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EPC사업 수행 능력을 확보하고, 기계설비분야의 국제 표준화를 선도할 경우 업계의 새로운 시장 확보라는 신성장동력도 얻게 된다.

무엇보다 기계설비업계가 먼저 정부의 BIM 적용 정책 등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변화에 주목하고 선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조달청은 2021년까지 100억원 이상 사업에 BIM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BIM 적용이 확산될 경우, 향후 기획단계부터 유지관리단계까지 전체 영역에서 기계설비업계의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유호선 원장은 “사물인터넷으로 실내 공기질 관리 등을 하는 건물의 내부 전체는 기계설비시스템으로 구성된 셈”이라며 “향후 스마트시티, 스마트에너지시스템 등에 기계설비업계가 적극 참여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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