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신문 이현경 기자] 코로나19, 메르스 등 감염병을 겪으며 실내 환기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어린이집, 산후조리원, 노인요양시설 등 건강민감층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은 지속적인 환기를 통해 실내 공기질을 더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현재 대다수의 건강민감층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은 어떠한 환기설비 시스템을 갖춰서 실내공기질 관리 평가를 받고 있을까?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실내공기질 관리 우수 시설 인증 제도’에 참여하는 시설들 중 대다수는 아직 자연 환기 방식을 중심으로 실내 공기 질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즉 일부 신축 건물을 제외하고 건강민감층이 이용하는 기존 다중이용시설은 대체로 자연 환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자연 환기를 통해 오염된 밀폐공간의 비말농도와 바이러스 감염률을 낮출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연 환기의 경우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각한 날에는 자주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오염된 밀폐공간에서 코로나19 등의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선 주기적인 환기가 꼭 필요하지만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오염된 외기가 실내로 유입되기 때문에 쉽게 창문을 열 수 없다. 따라서 황사와 미세먼지가 계속되는 한 자연 환기에만 의존하는 것은 오염된 외기에 그대로 노출될 위험성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기계식 환기 시스템 의무화’다. 장기적 관점에서 건강민감층이 많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은 특히 기계식 환기 설치 의무화를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

이탈리아 카시노대와 호주 퀸즐랜드대가 발표한 연구 논문 저널에 따르면 실제로 기계식 환기 장치가 자연 환기보다 비말 농도와 바이러스 감염률 저감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자연 환기와 기계식 환기는 둘 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양자택일이 아닌 상호보완 관계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며 상호보완을 통해 완전체를 이루는 관계인 것이다.

황사와 미세먼지로 외부 공기 오염이 심할 때는 기계식 환기를 이용해 환기를 하고, 기계식 환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 자연 환기를 이용해야 쾌적한 실내환경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 자연 환기 중심의 다중이용시설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보단 향후에는 기계식 환기 설치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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