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는 지난 3월 ‘시공용 샵드로잉을 위한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프로그램’을 개발해 발표하는 의미있는 행사를 가졌다. 기계설비분야 라이브러리 구축 및 표준 템플릿 작성을 비롯해 시공용 샵드로잉 작성을 위한 Revit의 ‘플러그인 프로그램(KMBIM)’ 등의 개발이 무슨 큰 일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의 BIM 정책과 종합건설사들의 관련기술 개발 동향을 감안하면 이번 기계설비업계의 연구개발사업은 실로 중차대한 의미를 갖는다.

BIM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급성장 중인 ‘스마트건설기술’의 핵심이 되는 3차원 설계와 빅데이터의 융복합 기술을 의미한다. 실제 기획부터 설계, 시공, 유지관리 단계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활용 및 공유해 시설물 생애주기(Life Cycle)상 오류와 낭비요소를 사전에 검토함으로써 건설공사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미국, 영국, 싱가폴 등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가적 차원의 지침 및 로드맵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는 국토교통부가 10여년 전부터 건축분야의 BIM 적용 및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해 ‘2025년 전면 BIM 설계’를 목표로 관련 정책과 연구개발을 추진했다. 그 결과 작년 12월말 BIM 관련 기본원칙과 공통 기준 등을 마련해 ‘건설산업 BIM 기본지침’을 발표하는 등 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의 BIM 제도 마련보다 업계의 BIM 적용이 훨씬 빨랐다. 대형건설사들은 2000년대 초중반 BIM을 도입해 다수의 건축 프로젝트들과 교량 등 단일 구조물 등에 BIM을 적용해 오고 있다. 모 종합건설사는 작년에 국내 최초로 BIM 적용해 아파트를 준공하면서 축조 과정에서 발행할 수 있는 위험과 설계 실현 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미리 조치해 원가를 2.5% 낮췄다.

이처럼 BIM은 건설업체라면 더이상 등한시 할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고, 이같은 추세를 재빨리 간파한 기계설비업계는 지난해 9월 선제적으로 ‘시공용 샵드로잉 BIM’ 개발을 위한 연구에 착수해 6개월만에 성과를 내놓은 것이다.

특히 기계설비업계가 개발한 결과물은 기계설비건설협회와 설비설계협회 회원사에게 보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BIM 활용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는 매우 의미있는 쾌거라 할 수 있다.

앞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보완과 다양한 분야의 추가 개발도 필요하지만 이를 더 잘 활용하고 확장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대학과정의 교육개설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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